3> 계(戒)를 지키고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며
누구나 어두운 곳 보다는 밝고 환한 곳에 머물고 싶어 할 것이다.
빛은 생명을 품고, 어둠은 죽음에 가깝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둠을 밝혀 주는 등불과 밝은 곳을 향해 가는 우리의 발걸음일 것이다.
만일 등블이 없다면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 쉽고,
발걸음이 잘못된 곳으로 우리를 이끌면 부딪히거나 넘어져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여기서 등불은 바로 진리의 가르침이고, 밝은 빛을 찾아가는 발걸음은 계율이다.
진리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계율은 우리의 몸가짐을 바르게 한다.
그리하여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가지 않게 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지 않도록 도와준다.
부처님께서는 계율을 잘 지키면 저절로 밝은 지혜가 생겨난다고 말씀 하셨다.
그러나, 열심히 선정과 지혜를 닦는 공부를 할지라도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헛수고에 그칠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내 뱉는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가 죄나 복을 짓는 일이 될수 있음을
명심하고, 항상 몸과 말과 행각을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불교를 믿는다고 하도더라도 살면서 전혀 잘못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매 순간 욕망이 싹트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때로는 잘못된 판단으로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때마다 부처님 법을 따르는 불자임을 명심하고
하루 하루를 돌이켜보며 참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처음 공부하는 보살이 비록 신심이 두터우나 전생부터으 무거운 죄와
나쁨 업장이 많으므로 때로 삿된 마왕에게 홀리기도 하고,
세상일에 끄달리기도 하며, 갖가지 병고에 시달리는 등 재난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로 말미암아 불자들이 자칫 착한 법을 닦는 일을 멈추게 되나니
반드시 밤낮으로 부처님께 예배하여 성심으로 참회하며 권청하고 수희(隨喜)하며
보리에 회향 하기를 늘 수지 아니하면, 나쁜 업장이 소멸하고 선근이 늘어 나리라."
대승기신론
참회(懺悔)란, 지나간 일을 뉘우치고, 아주 끊어서 다시는 짓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허물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허물이 있으면
뉘우치는 것이다. 즉, 허물이 있다면 바로 참회하고, 나쁜 짓을 저질렀다면
부끄러워 하며 곧바로 스스로 새롭게 해야 한다.
그러면 죄업은 날로 줄어들고 마침내 반드시 도를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였다.
아니룻다(아나율)가 법회중에 꾸벅꾸벅 조는 것을 보고,
법회가 끝난뒤 부처님께서 아니룻다를 따로 불러 말씀 하셨다.
"아니룻다야, 너는 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느냐?"
아니룻다가 대답 했다.
"생노병사와 근심 걱정의 괴로움이 싫어, 그것을 버리려고 집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설법을 하는 자리에서 졸고 있느냐?"
아니룻다는 자신의 허물을 크게 뉘우치며 말하였다.
"이제 부터는 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다시는 부처님께서 설법 하실때
졸지 않겠습니다."
이 때부터 아니룻다는 밤에도 자지 않고 뜬 눈으로 계속 정진하다가 마침내 눈병이 나고 말았다.
부처님은 아니룻다를 타이르셧다.
"아니룻다야, 너무 애쓰면 조바심이 생기고 너무 게으르면 번뇌가 생긴다.
너는 그 중간을 취하도록 하여라."
그러나 아니룻다는 전에 부처님께 다시는 졸지 않겠다고 맹세한 일을 상기 하면서
부처님의 타이름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아니룻다의 눈병은 날로 심해져 마침내 앞을 못 보게 되었다.
그러나 힘써 정진한 끝에 마음의 눈이 열렸다.
중일아함경
이처럼 참회(懺悔)는 자기 반성에서 출발하여 정진의 강한 동기가 된다.
끊임없는 반성을 통해 삶을 돌이켜보고, 올바르게 깨달음을 향해 가고 있는지
또는 처음 귀의하였을 때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만약 허물을 발견하면 스스로 부처님 앞에 고백하고
3배,108배, 1080배, 3000배 등으로 참회해야 한다.
4.끊임없이 정진하라.
처음 먹은 마음을 초발심(初發心)이라고 한다.
<화엄경:華嚴經>에 초발심시 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 마음을 발할 때 곧 정각을 이룬다'고 풀이하는데,
이는'처음 먹은 마음이 변치 않고 그대로 있으면 곧 부처님의 경지'라는 뜻이다.
모든 사람이 원을 세우지만 그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 저런 이유로
변하기 쉽다.
'차라리 다른 길이 낫지 않을까?., '깨닫지도 못할걸,차라리 다른일을 할까?' 하는
성급한 마음에 처음마음을 접고 싶을 때가 적지 않을 것이다.
깨달음을 얻겠다는 결심,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의지가 바로 정진이다.
변함없이 정진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길이다.
부처님께서 왕사성 근처의 죽림정사에 계실 때였다.
소오나 비구는 영축산에서 쉬지 않고 선정을 닦다가 이렇게 생각 했다.
'부처님의 제자로서 정진하는 성문 중에 나도 들어간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번뇌를 끊지 못했다. 애를 써도 이루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집에 돌아가
보시를 행하면서 복을 짓는 것이 낫지 않을까?'
부처님은 소오나의 마음을 살펴 아시고 한 비구를 시켜 그를 불렀다.
"소오나야, 너는 세속에 있을 때 거문고를 잘 탔었다지?"
'예, 그랬습니다.'
"네가 거문고를 탈 때 그 줄을 너무 조이면 어떻더냐?"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줄을 너무 늦추었을 때는 어떻 하더냐?"
'그때도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줄을 너무 늦추거나 조이지 않고 알맞게 잘 골라야만
맑고 미묘한 소리가 납니다."
부처님은 소오나를 기특하게 여기면서 말씀 하셨다.
"그렇다, 너의 공부도 그와 같다. 정진을 할 때 너무 조급해 하면 들뜨게 되고
너무 느리게 하면 게으르게 된다.
그러므로 알맞게 하여 집착 하지도 말고 방일 하지도 말라."
소오나는 이 때 부터 항상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거문고를 타는 비유를 생각 하면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오래지 않아 아라한이 되었다. <잡아함경.十二億耳經>
아마 많은 수행자들이 소오나비구 처럼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정진하는 과정에서 조급한 마음은 금물이다.
비록 힘들고 어려워도 멈춤 없이 굳게 행하면 발원이 꼭 이루어 진다는 믿음으로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비록 처음의 발심이 약했다 할지라도
한마음으로 정진해 나갈 때,
낙숫물이 돌을 뚫는 것처럼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너희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여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 하여라.
.......
방일하지 말라.
나는 방일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정각(正覺)을 이루었다.
한량없는 온갖 착함도 또한 방일하지 않음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장아함경:遊行經>